사실 내가 개발자가 되어보려 한 선택의 과정들에는 꽤나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내 손에 쥐어진 것이 없기 때문에 무언가를 내려놓을 필요가 없었다.
그런 나에게 배움의 과정을 방해할만 한 요소는 없다. 굳이 따지자면 대학교정도? (대학교야 휴학하면 그만이다.)
항상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던 나의 삶은 결국 기다리기만 하는 인생이 되어버렸다.
이 각박한 세상인데, 자본주의 세상인데, 누가 먼저 나에게 완벽한 타이밍을 줄 것이며 손을 내밀어 주겠는 가.
참으로 순박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전까지의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부트캠프라는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누군가는 조금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근데 그런 오지랖은 나에게 필요가 없다. 어차피 지금부터 다른사람들보다 열심히 할거니까
항해99라는 개발 부트캠프프로그램을 신청하였다.
취업을 목적으로하는 프로그램으로 비전공자를 99일동안 개발자로 만들어주겠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99일동안 9 to 9으로 하루 12시간씩 99일만 하면, 비전공자도 꽤나 쓸만한 개발자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내가 신청을 한 이유는 99일만에 개발자가 되고싶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취업을 하고 싶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냥 99일동안 무언가에 몰입을 하게 해준다면, 내 전부를 다 주어서라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개발이 아니라 어떤 종목이였던 간에 지원 했을거다.
인생은 어차피 불확실성의 연속이고, 내가 99일동안 열심히 한들 개발이 나에게 맞지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때문에 가만히 있는 스탠스를 지양하자는 것이다.
기껏해야 몇달이나 몇년이고, 기껏해야 잃을 것도 많지않은 내가 무언가를 선택하려한다는 것이 오만이고 자만이다.